[논평] 사회취약계층 가점제 폐지한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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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올해부터 공공분양과 재건축임대 유사한 청약 가점제 적용

사회취약계층 우선하는 공공임대주택 배분 원칙 크게 훼손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이하 SH공사)는 지난 7월 30일 155개 단지, 3,421세대의 <2026년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을 공고했다. 그런데 SH공사는 지난해까지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시 적용해오던 사회취약계층, 아동·노인 부양가구, 중소기업 및 건설 일용직 노동자 등에 대한 가점제를 폐지했다. 올해 2분기 서울시의 방침 변경에 따라 재개발 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시 이런 가점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 결과 2026년 SH 재개발임대주택에는 청약 저축 기간과 서울시 거주 기간 두가지 가점만 적용된다. 이것은 청년·신혼부부 특별공급 공공분양주택에서 청약 가점 기준과 유사하다. 앞으로 주택을 분양받을 가능성이 있는 계층에게 유리한 기준을 공공임대주택에도 적용하고, 반대로 분양 가능성이 낮은 저소득층과 사회취약계층은 불리하게 만드는 발상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깨알같은 주거복지 공약을 냈지만 실제로는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배제하는 주거복지를 추구하는 것 아닌가?

재개발임대주택은 철거세입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이후 남은 공가를 저소득계층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공공임대주택 수요가 높은 서울에서는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가구 모집에 1,534명이 신청해 306.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단지도 있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청약가점제는 사실상 입주 당락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되기 때문에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이들의 주거 여건과 사회적 필요를 반영한 가점제의 신중한 운영이 중요하다. 그런데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하면서 청약저축기간을 요구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청약저축 가입은 주택을 매입할 만한 소득이 있는 계층이 하는 것이다. 공공분양주택은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제도인 반면, 재개발임대주택은 저소득층과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서로 공급 목적과 대상이 다르다. 그럼에도 두 제도에 유사한 가점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공공임대주택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조치이다.

서울시의 이번 재개발 임대주택 가점제 방침은 저소득층과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안정과 국민 주거 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주택특별법」의 취지와 크게 배치된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기존주택등 매입임대주택 업무처리지침」에서도 입주자 선정 시 주거취약계층 주거 지원 대상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공공임대주택의 입주자 선정 과정에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매입임대주택 제도 입주자 선정의 기본 원칙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재개발임대주택에 사회취약계층을 입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서울시 방침은 대단히 문제가 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제79조 제6항에 지자체 재량의 근거가 규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사회취약계층 주거권을 배제하는 방식의 재량은 정당화될 수 없다.

오는 8월 8일은 반지하 폭우 참사 4주기다. 고시원 화재와 반지하 폭우 참사 등 주거취약계층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열악한 비적정주거 문제는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거빈곤율(최저주거기준 미달, 과도한 주거비 부담, 반지하·옥탑·쪽방 등 열악한 주거환경 거주, 점유 불안정 등)은 14.5%(약 58만 가구)로, 전국 평균인 8.4%를 크게 웃돈다.

그럼에도 SH공사는 이번 공고를 통해 기존 가점 체계에서 불리한 청년과 1인 가구 등 다양한 계층의 입주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가 다양한 계층의 입주 기회를 확대한다는 이유로 재개발임대주택에서 사회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던 기준을 사실상 폐지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해당 구역과 각종 재개발 이주 세입자들을 입주시키고도 남거나 기존 입주자가 퇴거한 재개발임대주택에 대해 입주자를 모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회적 우선 배려가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만큼의 주택이 배정되어야 마땅하다.

사회취약계층 가점제를 폐지한 SH공사의 <2026년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목적에 반할 뿐 아니라 취약계층을 외면한 것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에 참여연대는 SH공사가 청약 접수를 시작하는 8월 11일 이전에 이번 입주자 모집 공고를 전면 철회하고, 사회취약계층 가점제를 복원한 새로운 입주자 모집 공고를 다시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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