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오세훈 시장과 SH는 취약계층 가점 없앤 재개발임대주택 모집 공고 당장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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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재개발임대주택의 사회취약계층 가점제 즉각 복원하라 

주거권네트워크는 내일(8/11)부터 시작되는 SH공사의 2026년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청약 접수에 앞서 오세훈 시장과 SH공사가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취약계층의 꿈과 희망을 빼앗는 가점제 폐지에 대해 규탄하고, 입주자 모집 공고를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20260810_재개발임대주택 가점 폐지 규탄 기자회견

2026. 8. 10.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 ‘취약계층 배제하는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 즉각 철회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생계급여 수급자 임재원씨는 지난해 취약계층 가점을 받아 재개발임대주택에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못해 올해 다시 신청하려고 했는데, 취약계층 가점제 폐지 소식에 접하고 좌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씨는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와 조금이라도 나은 곳에서 살아보려는 간절한 꿈을 갖고 있었다”며, “취약계층은 생계를 이어가기도 어려운데 오랫동안 청약저축을 유지할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취약계층 가점을 없애고 청약저축 납입 횟수로 경쟁하게 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에게 결코 공평한 기준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와 SH공사를 비판했습니다. 이어 “청년과 1인 가구도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며 “기존 취약계층의 기회를 빼앗고 가난한 사람들끼리 경쟁하게 만들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나눔과 미래 전효래 사무국장은 취약계층이 주거 상담을 받더라도 공공임대주택이 부족해 생활권과 전혀 무관한 수도권 외곽의 공공임대주택을 안내받거나, 전세임대주택을 안내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보증금을 대출받아 입주할 수 있는 전세임대주택은 반지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 국장은 “SH공사는 입주자격이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50%이하인 자가 1순위이기 때문에 가점제를 폐지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나 아동과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에게는 매 순간이 위기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성북구의 남녀 구분이 안 되는 고시원에 거처를 둔 아버지와 중학생 여성 자녀가 있는 한부모 가구, 쥐가 오가는 여인숙에서 할머니와 어린 아이가 지내는 아동가구, 곰팡이가 가득한 반지하에서 치매가 있는 아내를 돌보는 고령 가구가 있다며, “이처럼 하루 빨리 거처를 옮겨야 하는 특수한 상황, 취약계층을 고려할 수 있었던 장치가 바로 가점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서울시와 SH공사가 가점제를 복원해서 가난과 장애, 실직, 이혼 등으로 위기로 처해 열악한 주거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하루빨리 안전한 거처로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재개발임대주택은 철거민들의 피와 눈물, 삶을 건 투쟁으로 만들어진 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목동과 상계동, 돈의동 철거민들의 투쟁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이 등장했는데도 “철거민들이 피눈물로 쟁취한 자리에서 가난한 이들을 몰아내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너무나 끔찍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활동가는 또한 “한국의 장기공공임대주택 보유율은 6%에 불과해, 취약계층이든 그렇지 않든 공공임대주택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서울 시민의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하는 오세훈 시장이 공공임대주택 공급 의무는 회피하면서, 가점을 두고 시민들을 갈등하게 만드는 <갈라치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약자동행’을 쉬지 않고 말하면서 실제 약자들은 쪽방촌에서 목욕탕 쿠폰이나 얻게끔 주저앉히는 <기만 행정>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김 활동가는 “서울시는 가점으로 시민들을 갈라치지 말고 공공임대주택을 전격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 서동규 위원장은 서울시와 SH공사가 주거복지를 후퇴시키면서 ‘청년층의 기회’를 운운하는 행태에 대해, 서울에 사는 청년 세입자이자 공공임대주택 입주 희망자로서 큰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서 위원장은 이번 재개발임대주택의 취약계층 가점제 폐지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주거취약계층의 몫을 빼앗아 청년의 몫으로 돌려막는다고 해서 서울의 청년 주거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서 위원장은 최근 너도나도 청년을 걱정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청년가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세입자들의 주거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논의와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토론회에서 전월세 세입자와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우려한다면서도 규제 완화, 세금 감면,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서 위원장은 “청년 세입자들의 주거가 걱정된다면, 주택정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세입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이야기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땜질 정책 중단하고, 규제 풀어서 청년세입자 지원하겠다는 낙수효과식 궤변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참여연대 김은정 협동사무처장은 “오세훈 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연일 비판하며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을 내세우지만 저소득층과 고령자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처장은 “서울시가 공공이 주택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 보다 주거 안정성과 주택 품질이 낮은 민간의 보증금을 지원하는 전세임대를 확대해 왔다” “공공임대 공급의 책임을 세입자와 시장에 떠넘기려 한다”고비판했습니다. 김 처장은 “자산가와 다주택자에게는 세 부담 완화를, 민간 임대사업자에게는 지원 확대를, 취약계층에게는 공공임대 축소 정책을 내놓은 것이 오세훈 시장의 주거 정책의 실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처장은 SH공사가 서울시민의 주거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처장은 오세훈 시장과 SH공사에 사회취약계층 가점을 폐지한 재개발임대주택 모집공고를 즉각 철회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매입임대 공급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발언문

  1. 임재원 2025 재개발임대주택 신청했다가 떨어진 생계급여 수급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홈리스행동과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재원입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기초생활수급자로서, 그동안 공공임대주택의 취약계층 가점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해인 2025년, 취약계층 가점을 받아 재개발임대주택에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2026년에 다시 신청하려고 했습니다.

저에게 재개발임대주택 입주는 태산 같은 꿈이었습니다. 연로하시고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와 저는 한곳에서 20년을 버텨왔습니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곳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저의 간절한 바람이었습니다. 그런데 SH공사가 취약계층 가점을 폐지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그 순간, 조금 더 나은 주거생활을 바랐던 저의 꿈이 그저 꿈으로만 끝나는 것 같았습니다. 마음은 날카로워졌고, 저는 다시 좌절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이제 남은 가점은 청약저축 납입 횟수와 서울시 거주기간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도 어려운 사람이 오랫동안 청약저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취약계층 가점을 없애고 청약저축 납입 횟수로 경쟁하게 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에게 결코 공평한 기준이 아닙니다.

저는 SH공사에 묻고 싶습니다. 취약계층 가점 폐지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결정입니까? 공공임대주택의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결정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정책이 바뀔 때마다 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가혹한 결과가 돌아와야 합니까? 빈곤층에게 주어지는 작은 가점은 쉽게 없애면서,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한 혜택과 특혜를 바로잡는 일은 왜 늘 뒷전입니까? 저는 이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희생을 요구하는 현실에 화가 납니다. SH공사는 청년과 1인 가구의 입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청년과 1인 가구 중에도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청년이거나 1인 가구이면서 동시에 취약계층일 수도 있습니다. 청년과 취약계층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SH공사는 한쪽의 기회를 넓힌다는 명분으로 다른 쪽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됩니다.

SH공사는 청년과 1인 가구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며 가난한 사람들의 절박한 현실을 가볍게 여기는 말처럼 들립니다. SH공사는 착각하지 마십시오. 기존 취약계층의 기회를 빼앗고, 가난한 사람들끼리 경쟁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우리 빈곤층은 정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도구도, 누군가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희생돼도 되는 수단도 아닙니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방식에서 벗어나십시오. 누구의 몫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임대주택 공급 자체를 늘리는 데 힘을 쏟아주십시오. 취약계층을 쪼개고 경쟁시키기보다 모두가 살 수 있는 집을 늘려주십시오.

제가 바라는 것은 특별대우가 아닙니다. 아픈 어머니와 함께 비바람을 피하고, 쫓겨날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집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저는 양쪽 무릎의 관절염 때문에 큰 걸음을 잘 걷지 못합니다. 예전에 있었던 일 하나가 떠오릅니다. 햇살이 좋은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좋은 공기도 마시고, 가난 때문에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잠시 쉬고 싶어서 동네 주변의 나지막한 산에 오르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산 입구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입산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을 봤습니다.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던 작은 바람마저 물거품이 되어, 그대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취약계층 가점 폐지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날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나은 집에서 살아보려는 저의 길 앞에 또다시 ‘들어갈 수 없다’는 표지판이 세워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싶습니다.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모든 사람의 생각과 같다고 여기지 마십시오. 현실과 동떨어진 명분으로 취약계층의 삶과 희망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SH공사는 취약계층 가점 폐지 결정을 철회하고, 기존 가점 기준을 원상회복하십시오. 청년과 1인 가구의 입주 기회는 취약계층의 몫을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보장하십시오.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공공임대주택의 원칙을 지키십시오.

아침 햇살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추듯이, 안정된 집에서 살아갈 권리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보장돼야 합니다.

  1. 전효래 나눔과 미래 사무국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역사회에서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안정과 주거상향을 위해 활동하는 나눔과미래의 전효래입니다. 성북구와 종로구에 주거복지센터를 두고 활동하는 특성상 특히 주거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각자의 어려움의 형태와 무게는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한 것은 쾌적한 주거 환경, 부담이 적은 주거비, 그리고 쫓겨날 우려가 없는 보금자리입니다. 이것을 바로 우리는 <공공임대주택>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부족하고 또 부족합니다. 서울시 내 기준으로 한부모 가구이거나, 아동이 있거나 하는 조건이 붙지 않는 한, 몇 년을 대기해야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지난해 기준 전국 건설공공임대 대기인원은 9만 3천명이 넘었는데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7700여가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대기자의 약 8.3% 수준입니다. 서울만 보면 더욱 극심한 상황입니다. 공공임대주택 중에서도 최장 거주 기간을 보장하고 가장 저렴한 영구임대주택은 입주자 공고 이후부터 지난해 기준 실제 입주 계약까지 걸린 기간은 8년 10개월 걸렸습니다. 서울시의 가점제 폐지로 인해 몇달, 몇년을 입주 대기하고 있는 이들에게 얼마나 더 뒤로 밀릴 것인지 누가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SH공사는 입주자격이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50%이하인 자가 1순위이기 때문에 “사회취약계층 입주 기회는 여전히 보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합니다. 이는 매우 여러 위기에 처한 사회취약계층을 소득과 자산이 없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에서만 그들의 취약함을 판단하는, 편협한 시각에 불과합니다. 특히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나 아동과 거주하는 이들에게 주거위기는 매순간, 매시간이 위기입니다. 성북구에 한 고시원에서 거처를 둔 남성 한부모가구는 중학생 여성 자녀와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성별 분리가 되지 않은 공용 화장실, 샤워장을 이용해야 하는 고시원 구조 특성상 중학생 여성 자녀는 먹고, 씻고, 잠들고 하는 일상의 순간들이 모두 불안했습니다.

이 가구들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쥐가 오가는 여인숙에서 할머니와 어린아이가 지내는 가정, 곰팡이가 가득한 반지하에서 치매가 있는 아내를 돌보는 노부부 가정. 시각장애가 있지만 거실과 방, 주방, 집안에서 이동하려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가정. 그나마도 바퀴벌레가 너무 많아 활동 지원사가 그만두기 일쑤라 바깥 공기를 쐬는 것이 너무나도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 되버렸다고 합니다. 이들이 보내는 하루의 무게를 서울시는 무엇으로 보려고 하는 것입니까. 하루빨리 거처를 옮겨야 하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수 있었던 장치가 바로 가점제였습니다. 

이러한 경우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월 소득 일·이만원이 더 있고 없고 하는 것을 따지는 것이 과연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적합하고 올바른 조치인지는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안그래도 신청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없어서, 그들의 생활권과 전혀 무관한 수도권 외곽의 공공임대주택을 안내하거나, 전세임대주택을 안내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나마도 서울에서 보증금을 대출받아 갈 수 있는 전세임대주택은 반지하가 대부분입니다. 노후된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는, 여름철만 되면 침수를 걱정하고 곰팡이와 벌레와 마주해야 합니다. 그나마도 부족한 공공임대주택 중에서도 서울시의 영구, 국민임대주택은 매우 노후화된 상황입니다.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개선하고 없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지금의 서울시가 할 일입니다. 가난과 장애, 실직, 이혼 등 예기치 않았던 위기는 누구나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로 인해 열악한 주거에 거처하는 이들이 하루라도 더 빨리 안전한 거처로 옮겨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상입니다.

  1.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지난 주 기초생활수급자들과 함께 모임을 진행하며 가상의 지도를 하나 그려봤습니다. 주제는 내가 살아온, 앞으로 가고 싶은 곳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수동 휠체어를 이용하는데 갈수록 일어서가기 어려워지는 한 노인 수급자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해 전동휠체어를 타는 꿈을 꾸었습니다. 고시원과 쪽방을 전전하며 오늘도 한여름 무더위와 씨름하는 수급자는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했으나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런데 이 꿈은 서울시의 취약계층 가점 배제로 더욱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가난한 시민들을 한 평 쪽방에 36만원의 월세를 내도록 하는 빈곤 비즈니스 현장에 먹잇감으로 내던지고 있습니다.

정말 속상한 것은, 재개발 임대주택이 철거민들의 피와 눈물, 삶을 건 투쟁으로 만들어진 집이라는 사실입니다. 81년 합동재개발이 만들어지면서 땅과 집을 가진 소유주들이 조합을 결정하고, 시행사와 시공사를 선정해 집을 짓는 일은 한국의 가장 전형적인 주택공급 양식이 됐습니다. 정부는 재정투입없이 인허가만을 발동하고, 주택 소유주는 새집을 지어 시세차익을 얻고, 건설사는 공사를 수주받아 이익을 얻고, 도시에 주택을 공급하는 일은 모두에게 이익인 것처럼 보였지만, 모두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기 살던 세입자들과 가난한 가옥주들에게는 개발이란 지옥같은 강제철거를 동반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일입니다. 1986년 6월 26일 상계동에 일어난 강제철거에는 가옥주 1천명, 폭력배 5백명, 경찰 5백명이 동원됐습니다. 빈집과 사람이 사는 집을 가리지 않고 포클레인이 집을 찍어눌렀고, 우는 아이를 창밖으로 내던졌습니다. 이날 철거로 주민 1명이 사망했습니다. 상계동에서 철거가 진행되는 동안 사망한 사람은 초등학교 2학년 오동근 어린이를 포함해 네 명에 달합니다. 어쩌면 한 집에 살기도 했던 이웃, 가옥주와 세입자는 이렇게 두 패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집’이라는 이윤 앞에 어떤 양심도, 윤리도 내던지게 하는 한국 사회 불행의 뿌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양심과 생존을 외친 철거민들이 있습니다. 목동과 상계동, 돈의동 철거민들의 투쟁으로 공공임대주택이 등장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집에는 세입자의 자리도, 이 도시를 일궈온 사람과 이 도시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의 자리도 있어야 한다는 간절한 염원과 삶을 건 싸움이 공공임대주택을 만들었습니다. 철거민들이 피눈물로 쟁취한 자리에서 가난한 이들을 몰아내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너무나 끔찍합니다.

서울시의 이번 행보의 진짜 문제는 단지 공공임대주택에서마저 취약계층을 밀어내는 부정의에 그치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취약계층이 아닌 청년, 신혼부부의 불이익을 해소한다고 말하며 을과 을을 싸움 붙이고 있습니다. 마치 취약계층이 청년이나 신혼부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거권을 빼앗는 것처럼, 노인이나 다인가구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입주 기회를 공격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장기공공임대주택 보유율은 6%에 불과합니다. 취약계층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공공임대주택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심지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을 축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임대주택이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한 미래를 예고합니다. 

취약계층의 자리를 없애는 것으로 서울시는 무엇을 이루고 있습니까? 서울시가 이룬 것은 명확합니다.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하는 지자체 장으로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의무는 회피하면서, 가점을 두고 시민들을 갈등하게 만드는 <갈라치기 정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약자동행’을 쉬지 않고 말하면서 실제 약자들은 쪽방촌에서 목욕탕 쿠폰이나 얻게끔 주저앉히는 <기만 행정>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배제함으로써 공공임대주택의 공공성을 후퇴시키고, 의미 자체를 퇴색시키는 <공공성 파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번 서울시의 정책은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더 높게 지불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만 환영하고 싶은 비틀린 욕망을 표현하고 있을 뿐,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시민과 시민을 갈라치기 하려는 서울시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을 서울 시민들에게 요청합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최소한의 자원을 빼앗기는 것은 우리 사회 가장 밑둥을 썩어 문드러지도록 방치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살 곳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집없이 살 수 있는 사람 없는데, 집걱정을 이렇게 하고 사는 것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가점으로 장난치는 서울시에 맞서 공공임대주택을 전격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곳으로서의 집과 서울을 함께 만듭시다. 

  1.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청년들의 집걱정이 여기저기서 마음대로 활용당하고 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열게된 이유인 이번 SH공사의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모집공고가 가진 문제도, 주거취약계층을 외면했다는 면에서 아주 분노할만하지만, 특히 서울시와 SH공사가 청년 주거 문제를 핑계삼았기 때문에 더더욱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거복지를 후퇴시키면서, ‘청년층의 기회’를 운운하는 행태에, 서울에 사는 청년 세입자로서 그리고 공공임대주택 입주 희망자로서 큰 모욕감을 느낍니다.

청년세입자연대 민달팽이유니온은 이번 재개발임대 주거취약계층 가점제 폐지에 분명하게 반대합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모욕적인 청년팔이를 중단하고, 가점 체계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주거취약계층의 몫을 빼앗아서 청년의 몫으로 돌려막기 한다고 해서 서울의 청년주거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습니까?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정책의 기본을 팔아먹는 일일 뿐입니다.

최근 들어서 부동산 대토론회, 세제개편안, 공급대책 등 집과 부동산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뜨겁습니다. 그 때마다 청년들의 집걱정이 항상 호출됩니다. 철학과 정견이 어떤지와 상관없이, 너도나도 청년을 걱정하면서 말을 얹습니다. 하지만 청년가구의 절대다수인 세입자들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논의와 정책은 너무나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난주 목요일에 서울시가 주최한 부동산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토론회에서 전월세 세입자와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우려한다면서 규제 완화, 세금 줄이기, 민간임대사업자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청년세입자들의 주거가 걱정이라면, 주택정책의 공공성 강화와 세입자 권리 확대를 이야기해야합니다.

그리고 서울시와 SH공사에게는 당장 꺼야하는 불이 있습니다. 청년안심주택과 사회주택에서 발생한 보증금 미반환 문제, 제대로 해결하고 있습니까? 잠실센트럴파크에서는 보증금만 간신히 지켰을 뿐, 약 150명의 세입자가 쫓겨나듯이 억지로 이사를 나갈 수 밖에 없었고, 아직 집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세입자들도 많습니다. 사회주택에서 보증금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은 대출이자에 허덕이고, 수리되지 않는 집에서 곰팡이가 복도를 뒤덮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주거취약계층에게 소중한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빼앗지 말고, 공공정책 실패로 발생한 고통부터 빨리 해결하십시오. 정책의 기본을 더 이상 망치지 마십시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취약 계층의 몫을 빼앗는 방법으로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땜질정책 중단하고, 규제 풀어서 청년세입자 지원하겠다는 낙수효과식 궤변도 중단하십시오.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하십시오.

  1.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오세훈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연일 비판하며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을 내세워 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서울시는 저소득층과 고령자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는 줄이고 있습니다. 정부를 향해서는 주거 안정을 외치면서, 서울시가 직접 책임져야 할 취약계층의 주거복지는 축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서울시가 공공이 주택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 보다 주거 안정성과 주택 품질이 낮은 민간의 보증금을 지원하는 전세임대를 확대해 왔습니다. 매입임대는 공공이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지만 전세임대는 민간 전세시장에서 세입자가 집을 구해야 합니다. 집을 구하지 못하면 지원이 있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매입임대는 줄이고 전세임대는 늘리는 것은 공공임대 공급의 책임을 세입자와 시장에 떠넘기는 것입니다. 이에 더해 SH공사가 재개발임대주택의 사회취약계층 가점까지 폐지한 것은 취약계층에게 남아 있는 공공임대의 문턱마저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최근 부동산 시민 대토론회에서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세 부담 완화와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을 주장했습니다. 수십억 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과 다주택자의 세 부담 걱정에 전전긍긍하면서 당장 살 집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공공임대는 줄이고 있습니다. 자산가와 다주택자에게는 세 부담 완화를, 민간 임대사업자에게는 지원 확대를, 취약계층에게는 공공임대 축소를 내놓은 것이 오세훈 시장의 주거정책입니다.

반지하 폭우참사 4주기를 맞은 지금, 서울시가 내놓은 것은 공공임대 확대는커녕 취약계층 가점 폐지입니다. 공공이 책임져야 할 주거복지는 줄이면서 민간시장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서울시가 주거복지의 책무를 거꾸로 하는 것입니다. 

SH공사는 서울시민의 주거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입니다. 서울시와 SH가 해야 할 일은 공공임대의 문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공공임대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입니다.

오세훈 시장과 SH공사에 촉구합니다. 사회취약계층 가점을 폐지한 재개발임대주택 모집공고를 즉각 철회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매입임대 공급을 확대해야 합니다. 저소득층과 청년, 1인 가구 모두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서울시와 SH가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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