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본권 침해하는 개인정보보호법개정안 부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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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처리 않은 개인정보 원본 이용, 동의면제 및 목적 외 이용 허용

개인정보보호 원칙 훼손,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형해화

인공지능 개발과 학습을 위해 영상, 음성, 이미지 등 개인정보를 가명처리조차 하지 않고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당초 수집 목적 외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을 신설한「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정무위원장 대안)」(의안번호 2220246)이 지난 7월 29일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하여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법안이 발의될 때부터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개인정보보호의 기본원칙을 훼손하기 때문에 폐기할 것을 요구해 왔다. 무엇보다 특정 기술 개발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특례를 신설한 이번 입법례처럼 앞으로 또 다른 기술개발을 위한 명분으로 개인정보보호의 원칙을 무력화하는 입법요구가 빈번하게 될 것이다. 국회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부결해야 마땅하다.

지난 5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7월 29일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인공지능 개발, 성능개발을 위해 식별가능한 개인정보를 가명처리도 하지않고 정보주체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규정을 신설하는 법안이다.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포함한 대부분의 정보가 데이터화 되어 최초 수집목적 외로 AI 학습데이터로 이용될 수 있어 사생활의 비밀이 위협받을 수 있고, 권리 침해가 발생해도 피해를 입증하거나 적절한 보상을 받을 구제 조치가 사실상 없으며, 열람, 삭제, 처리정지 등 정보주체로서의 권리 행사 가능성도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국회가 반헌법적· 위법적 개인정보보호법개정안을 통과시킨다면 앞으로 우리의 정보인권은 재앙과 같은 침해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법안은 ‘인공지능기술 개발’이라는 단서가 개인정보 기본원칙인 목적 외 이용금지, 최소 수집 원칙 등에 반하고, 인공지능기술 개발을 위해 원본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목적이 ‘어려운 경우’, ‘현저히 낮은 경우’, ‘사회적 이익 증진’ 등 불명확하고 포괄적이어서 사실상 그 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헌, 위법적이다. 또한, 얼굴, 음성, 지문 등 민감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 원본을 이용한다는 사실에 대해 정보주체에게 사전, 사후 고지의무조차 없고, 이용 여부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라는 행정기관이 결정하게 함으로써 정보주체의 자기정보 통제권을 사실상 박탈한다. 가명처리와 같은 안전조치를 전제로 목적 외 이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가명정보 특례 도입 취지와도 충돌하고, 정보주체의 권리보호 내지 침해 시 권리 구제 조치가 거의 없다. 이에 시민사회는 이 법안의 위헌, 위법성을 수차례 지적하며, 폐기를 요구해 왔다. 그럼에도 기업의 이익을 위해 시민의 정보인권을 훼손하는 법안이 본회의 처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인공지능 기술개발이라는 특정 목적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기본권 보호 원칙을 훼손하는 ‘인공지능 예외주의’이자 ‘인공지능 만능주의’ 발상에 깊은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인공지능 기술발전이 헌법상 기본권에 우선하는 절대적 가치일 수는 없다. 인공지능 기술발전이 사회적 이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으나 그 자체가 곧 사회적 이익이나 공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동의 없이, 그리고 가명처리하지 않고도 원본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기업은 더 이상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으려거나 가명처리라는 안전조치를 취하는 등의 비용을 부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후 또 다른 새로운 기술 개발을 이유로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우회하거나 훼손하려는 입법요구도 빈번해 질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고, 인공지능기술 개발이라는 포괄적이고도 추상적인 목적으로 그 범위를 무한정 확장할 수 있고, 자신의 정보를 학습데이터로 사용하게 할지 말지 결정 주체를 행정기관으로 대체하는 구조는 안전조치를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해소될 수 없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 국회는 이와 같이 국민의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안을 통과시켜서는 안된다.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큰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안을 부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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