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탄소중립법 개정,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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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후특위는 소위원회의 개정안을 헌재 결정에 부합하도록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8월12일, 국회 기후특위는 전체회의를 열어서 탄소중립법 개정을 논의한다. 이날 기후특위에는 지난 7월22일 탄소중립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에서 의결한 탄소중립법 개정안이 상정된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소위원회의 개정안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시민공론화의 결과를 반영하지 못한 잘못된 개정안으로 평가한다. 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이 잘못된 개정안을 바로잡고, 헌법의 정신과 공론화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하도록 개정함으로써,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책무를 다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소위원회 개정안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위 개정안은 중장기 감축경로를 범위형으로 규정하였다. 2035년 53% 및 61%, 2040년 69% 및 80%, 2045년 84% 및 90%로 하한선과 상한선을 두었고, 하한은 모두 선형 경로로 설정하였다. 하지만 이런 범위형은 국제사회의 기후대응에 합당한 한국의 공정한 감축책임을 규정한 헌재결정에 부합하지 않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특히 선형 경로는 초기 감축 노력을 줄이고 감축 부담을 후기로 미룸으로써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는 경로다. 또한 2035년 61%, 40년 80%, 45년 90%라는 상한선 또한 한국의 탄소예산과 공정분담 원칙에 따른 기준(65%,85%,95%)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의 소위원회 개정안의 감축경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 1.5℃ 제한 목표에 못미치며 헌재 결정과 시민 공론화 결과에 어긋나는 경로임이 분명하다.
 
둘째, 소위원회 개정안은, 배출권거래제 등 핵심 기후규제정책을 하한선에 연동해서 적용하도록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이런 규정은 범위형으로 만든 감축경로가 사실상 하한선에 맞춘 선형경로임을 자인하는 것에 다르지 않다. 감축목표를 법률에 규정하라고 한 헌재 결정의 이유는, 감축목표가 여타의 기후정책에 있어 기준이 되는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정책을 선형경로에 연동한다는 조항을 법률에 넣는 것은, 국회가 헌재결정을 사실상 무시했음을 명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이 많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또다시 “단기적인 감축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는 유인”에 맹목적으로 휩쓸린 위헌적 결정으로 평가되며, 규제를 하한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차단되어야 한다.

셋째, 소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률에 규정한 감축목표의 이행에 있어서 정부의 재량을 허용하는 소위 ‘유연성’ 조항을 요구했다. 정부의 재량을 허용하는 ‘유연성’ 조항은, 헌재가 감축목표를 법률로 정하라고 한 헌재의 원칙을 무력화하는 것이므로 용납할 수 없다. 만약 감축목표의 변경이 필요할 경우, 국회의 법개정 절차를 통해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부에 재량권을 주는 것은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 다행히 소위원회 개정안에 ‘유연성’ 조항이 제외되었으나, 향후 논의 과정에서도 이런 조항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마땅하다. 

넷째, 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계에 대한 대규모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 대한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산업계 지원 조항이 탄소중립법 8조에 명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는 산업계를 대변하기 위해 법체계에 전혀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중장기감축목표를 규정하고 있는 8조에 산업계 지원의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내용상 형식상 맞지 않다. 또한 녹색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내용은 이미 탄소중립법의 다른 조문에 담겨 있다. 중복해서 산업계 지원 내용을 넣겠다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주체인 산업계에 대한 과도한 배려이며,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시급한 지원 필요성과 비교해도 균형이 맞지 않은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우려했던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미래세대의 평등권 침해보다, 현재 산업계의 단기적 영향을 우선 고려하는 잘못된 내용이 탄소중립법에 포함되어서는 안된다. 

이에 기후위기비상행동은 기후특위 전체회의가 소위 개정안의 잘못된 내용을 반드시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 장기감축경로는 범위형이 아닌 국제수준에 부합하는 조기감축경로로 설정해야 한다. 규제정책을 하한선에 연동한다는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정부에 재량권을 주는 ‘유연성’ 조항이나, 산업계 지원 조항과 같이 불필요한 조항을 법안에 포함해서는 안된다. 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 결과가 어떻게 탄소중립법 개정으로 이어지는지를 국제사회도 지켜보고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막중한 책무를 국회 기후특위가 명심하기 바란다.  

2026. 8. 12.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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