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고가 1주택 특혜 더 확대하자는 민주당, ‘부자감세 정당’으로 거듭나려 하나
종부세 과세기준 12억 원에서 14억 원 상향부터 원점 재검토해야
금투세·주식 대주주 기준·배당소득 이어 자산과세 후퇴 반복 규탄
거주·비거주 논쟁 앞서 고가주택 보편과세 원칙 세워야
언론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어제(8/23)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와 관련해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을 것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당정은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하는 1주택자의 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가적인 제도 보완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 당정이 우선 논의해야 할 것은 거주 1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구분과 그 기준완화 여부가 아니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기준을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려 상당수 고가주택을 아예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한 것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종부세는 이미 극히 일부의 고가주택 보유자에게만 부과되는 세금이다. 2025년 기준 전국 주택 소유자 약 1,598만 명 중 주택분 종부세를 내는 개인은 약 3%, 1세대 1주택 납세자는 약 1%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과세기준을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 시가 약 20억 원 수준으로 높였다. 이로 인해 전국 7만5,803호, 서울 5만6,870호가 기존 기준에서 빠져나간다. 특히, 기존 12억 원 초과 공동주택 중 강동구 81.9%, 마포구 58.8%, 동작구 55.8%, 성동구 50.3%가 14억 원 기준 아래로 빠진다.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 과세대상 감소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내세운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 중심 과세’라는 개편 방향과도 모순된다. 주택가액에 따라 과세하겠다면서 ‘1주택’이라는 이유로 과세 진입기준을 높여 상당수 고가주택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 효과가 최근 집값 상승폭이 컸던 서울 주요 지역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기준을 높인 정책적·정치적 고려가 무엇인지 정부는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러한 정부안의 모순을 바로잡기는커녕 한발 더 나아가 1주택자의 거주와 비거주 구분까지 없애라고 나서고 있다. 순서가 잘못되었다. 과세기준을 합리적으로 바로잡는 것이 먼저이고,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한 보완은 그다음 문제다. 정부안에도 취학·전근·질병·부모 봉양 등에 대한 보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고령·저소득 장기 실거주자의 유동성이 문제가 있다면, 고가 1주택 전체에 특례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납부유예 등 담세능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민주당의 이러한 자산·금융과세 후퇴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민주당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고, 지난해에는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환원하려던 방침에 제동을 걸어 50억 원 기준이 유지되도록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혜택이 확대되었다. 민주당은 과세 정상화가 제시될 때마다 자산보유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후퇴시키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지금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은 1주택자 특례 확대가 아니다. 우선,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린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과세기준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고가주택에 대한 보편적인 과세 기반부터 회복해야 한다. 그 위에서 실거주자에게 어떠한 합리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실제 납부능력이 부족한 고령자에게 어떤 납부유예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종부세는 다주택자를 벌주는 세금도, 비거주자를 벌주는 세금도 아니다. 자산을 보유했다면 그 가치와 담세력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담하도록 하는 보유세여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정말로 주택 수 중심의 왜곡을 바로잡고 자산가액 중심으로 종부세를 정상화하려 한다면 14억 원으로 높인 1주택자 과세기준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민주당이 거주·비거주를 둘러싼 논쟁을 키울 것이 아니라 고가주택에 대한 보편 과세와 보유세 정상화라는 원칙부터 분명히 세울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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